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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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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잘 먹고~ 잘 살자~"에 대한 검색결과1246건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34편] 어떤 적막 -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나간다. 그 공기 속에 나도 즉시 적막으로 一家를 이룬다― 그걸 만든 손과 더불어. ▲ 일러스트 장산들꽃을 따서 엮은 둥근 꽃팔찌. 그 반짝이는 꽃팔찌를 말없이 만들었을 당신의 낮과 당신의 손. 가는 손목에 차고 다니다 탁자에 벗어놓은 당신의 꽃팔찌. 들꽃 같은 시간의 꽃팔찌. 쓸쓸함과 적막이라는 삶의 시간을 견디게 해 준.......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3:05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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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32편] 소 -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 일러스트 잠산쟁기와 써레와 달구지를 끌던 소, 두꺼운 혀로 억센 풀을 감아 뜯던 소.......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3:02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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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28편] 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 오탁번

    눈을 밟으면 귀가 맑게 트인다. 나뭇가지마다 순은의 손끝으로 빛나는 눈내린 숲길에 멈추어 선 겨울 아침의 행인들.원시림이 매몰될 때 땅이 꺼지는 소리, 천년 동안 땅에 묻혀 딴딴한 석탄으로 변모하는 소리, 캄캄한 시간 바깥에 숨어 있다가 발굴되어 건강한 탄부(炭夫)의 손으로 화차에 던져지는, 원시림 아아 원시림 그 아득한 세계의 운반소리. 이층방 스토브 안에서 꽃불 일구며 타던 딴딴하고 강경한 석탄의 발언. 연통을 빠져나간 뜨거운 기운은 겨울 저녁의 무변한 세계 끝으로 불리어 가 은빛 날개의 작은 새, 작디 작은 새가 되어 나뭇가지 위에 내려 앉아 해뜰 무렵에 눈을 뜬다. 눈을 뜬다. 순백의 알에서 나온 새가 그 첫 번째 눈.......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55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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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26편] 산정 묘지 - 조정권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산정(山頂)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천상(天上)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천상(天上)의 일각(一角)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54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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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22편] 푸른 곰팡이-산책시1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 일러스트=잠산 이문재(49) 시인의 시들은 치열하고 내부가 끓고 있다. 그의 시들은 결사(結社)를 한다. 주로 도시와 문명의 급소를 공격해 단숨에 제압한다. 시 '푸른 곰팡이'가 실려 있는 두 번째 시집 '산책시편'(1993)은 시.......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45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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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28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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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17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 일러스트=권신아정호승(58)시인만큼 노래가 된 시편들을 많이 가진 시인도 드물다. 안치환이 부른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비롯해 28편 이상이다. 그의 시편들이 민중 혹은 대중의 감성을 일깨우는 따뜻한 서정으로 충만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뜻한.......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26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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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35편] 그릇1 -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 일러스트 권신아시력 44년을 맞는 오세영(65) 시인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국문학 박사이자 교수로 시작과 평론과 시학을 병행해 왔다. 지금까지 17권의 시집으로 출간된 그의 시들은 물질과 정신, 문명과 자연, 철학적 지성과 감성적 정서가 상응하는 '잘 빚어진' 서정시를 견지하고 있다. 이를.......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06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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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33편] 저녁의 염전 - 김경주

    죽은 사람을 물가로 질질 끌고 가듯이 염전의 어둠은 온다 섬의 그늘들이 바람에 실려온다 물 안에 스며 있는 물고기들, 흰 눈이 수면에 번지고 있다 폐선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물속의 어둠 선실 바닥엔 어린 갈매기들이 웅크렸던 얼룩, 비늘들을 벗고 있는 물의 저녁이 있다 멀리 상갓집 밤불에 구름이 쇄골을 비친다 밀물이 번지는 염전을 보러 오는 눈들은 저녁에 하얗게 증발한다 다친 말에 돌을 놓아 물속에 가라앉히고 온 사람처럼 여기서 화폭이 퍼지고 저 바람이 그려졌으리라 희디흰 물소리, 죽은 자들의 언어 같은, 빛도 닿지 않는 바다 속을 그 소리의 영혼이라 부르면 안 되나 노을이 물을 건너가는 것이 아니라 노을 속으로 물이 건.......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2:03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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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애송시 100편-제31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잘 먹고~ 잘 살자~|2008-07-06 01:58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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